
Reşat Nuri Güntekin
레샤트 누리 귄테킨의 1930년 작 소설 '낙엽(Yaprak Dökümü)'을 각색한 이 작품은 도덕적인 알리 르자 베이와 금전적 추구 및 타락 속에서 붕괴해가는(낙엽이 지듯 흩어지는) 그의 가족을 다룬다. 이 작품은 서구화에 대한 오해, 경제적 변화가 가족 구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도덕적 몰락을 다루는 사실주의 사회 소설이다.
과거의 엄격한 도덕 규범 속에서 자란 정직하고 명예로운 가장 알리 르자 베이가 빈곤, 사치에 대한 동경, 당대의 타락한 풍조로 인해 빗나가는 자녀들과 가정을 지키고자 고투하는 이야기다. 이 투쟁은 가장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것과 자녀들의 안위를 보장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자신의 명예를 희생하는 비극으로 귀결된다.
이스탄불. 초기에는 전통적 가치가 보존되던 바을라르바쉬의 옛 저택과 알리 르자 베이가 근무하던 무역 회사들. 이후에는 가난한 퇴직자들이 모이는 찻집들, 아다파자리에 있는 피크레트의 집, 그리고 마침내 타락의 상징인 탁심에 위치한 레일라의 현대식 고급 아파트.
제1차 세계대전 직후, 공화국 초기(1920년대). 급변하는 경제적·사회적 격변이 지배하던 과도기.
어둡고 숨 막히며, 우울하고 비극적이다. 점점 더해가는 가난, 도덕적 몰락, 절망이 가져오는 무거운 억압감이 이야기 전체를 지배한다.
사건의 모든 전말을 낱낱이 꿰뚫고 인물들의 내면세계(심리)와 외적 환경을 모두 통찰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의 3인칭 서술자.
이 세계에서 정직과 정조는 물질적 보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무력하며 패배할 수밖에 없다. 가난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도덕적 원칙과 가족 간의 유대마저 녹여 없앨 만큼 강력한 산(酸)이다. '돈 없는 정조는 기껏해야 한두 대를 버틸 뿐이다'라는 법칙은 마치 이 세계의 가혹한 물리 법칙처럼 작동한다.
전후 사회에는 약삭빠른 기회주의와 벼락출세주의가 만연했다. 옛 도덕 규범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며, 사치와 유흥, '모던한' 생활에 대한 동경이 극에 달한 시대였다. 전통적인 관료 도덕은 실리적이고 냉혹한 상인 근성에 자리를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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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알리 르자 베이의 엄격한 가부장적 권위 아래 놓여 있다. 그러나 빈곤이 극심해지면서 권력 구도가 완전히 뒤바뀐다. 하이리예 하늠은 실리적으로 처신하며 반발하고, 집안의 주도권을 쥐며 남편의 입지를 무력화한다.
남편의 뜻에 순종하던 하이리예 하늠이 '당신 때문에 내 자식들이 하나같이 망가졌다'며 소리를 지르고 비난하기 시작하는 모습.
깊은 애정과 존경에 기반한다. 알리 르자 베이는 셰브케트를 집안의 기둥이자 자신의 도덕적 계승자로 여긴다. 셰브케트가 이 무게에 짓눌려 범죄로 내몰릴 때조차 둘 사이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더 깊은 연민으로 변모한다.
알리 르자 베이가 수감된 아들을 면회할 때, 셰브케트가 차라리 구원받은 듯 느끼는 심정을 아버지가 깊은 이해로 받아들이는 장면.
피크레트는 지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버지를 가장 닮은 자녀이다. 그러나 어머니와 엇나간 형제들에게 나약함을 보이는 아버지를 끝내 용서하지 못하며, 둘 사이에는 깊은 도덕적 서운함과 냉랭한 기류가 흐른다.
피크레트가 '어머니나 동생들처럼 가난해졌다고 해서 아버지를 원망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요... 하지만 그들에게 보여주신 나약함만큼은 용서할 수 없었어요'라며 아버지를 비판하는 장면.
처음에는 근대적 삶과 유흥을 함께 좇는 공범 관계였다. 그러나 남편감을 찾고 사치를 누리는 문제에 이르러서는 맹렬한 경쟁자로 돌변한다. 네즐라가 레일라의 약혼자를 가로채면서 원수 사이가 된다.
사이좋게 웃고 즐기던 두 자매가 압뒬베합의 마음이 돌아서자 서로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장면.
일방적인 희생과 착취의 관계이다. 페르훈데는 끊임없이 요구하고 조종하는 위치에 있다. 반면 셰브케트는 오직 그녀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갉아먹다 수감되는 희생자 신세로 전락한다.
셰브케트가 아내의 유흥비와 옷값 요구를 감당하지 못해 은행 공금을 횡령하는 모습.
오직 물질적 안정과 호사로운 삶에 대한 약속 위에 세워진 위선적인 관계이다. 사소한 평판의 위기 앞에서도 즉각 와해되며, 압뒬베합은 더 다루기 쉬운 상대로 여긴 동생에게로 눈을 돌린다.
길거리에서 옛 친구들을 마주쳤다는 이유로 다툼이 일어난 뒤, 압뒬베합이 레일라를 버리고 네즐라를 원하게 되는 장면.
고부 사이에 집안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냉전이 벌어진다. 처음에 페르훈데를 마뜩잖아하던 하이리예 여사는 며느리의 당돌함과 셰브케트에 대한 영향력에 밀려 한 걸음 물러서다 못해 시중까지 드는 처지가 된다.
과거 자존심 강하던 하이리예 여사가 부엌에서 페르훈데와 그 손님들을 위해 술안주와 샌드위치를 준비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점.
과거 사제지간으로서 지녔던 존중은 사장과 직원의 관계로 격하된다. 무자페르의 타락한 도덕관념은 알리 르자 베이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알리 르자는 경제적 파멸을 감수하면서까지 그와의 관계를 끊어버린다.
알리 르자 베이가 레만의 유혹 사건을 따지러 찾아간 방에서 무자페르의 제안을 명예의 문제로 삼아 단호히 거절하고 사직한 점.
피크레트의 진중하고 자존심 있는 태도는 다른 딸들을 팔아넘기다시피 하는 어머니의 타락한 유연성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피크레트는 집을 떠나며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연을 끊는다.
피크레트가 아다파자리로 시집가며 자신의 목을 끌어안으려는 어머니의 가슴을 신경질적으로 밀쳐낸 점.
알리 르자 베이는 처음에 레일라의 방탕한 생활 방식에 혐오감을 느끼고 그녀를 집에서 내쫓는다. 그러나 질병과 가난의 타격을 견디지 못해 자존심을 잃고, 결국 레일라의 '더러운' 돈으로 세워진 안락함에 굴복하여 의탁하게 된다.
결말에 중풍에 걸린 알리 르자 베이가 변호사의 돈으로 마련한 아파트에서 레일라의 앵무새에게 말을 가르치는 처지가 된 점.